# 강한 펀치를 치기 위해서는 강한 몸이 만들어져야 하는 건 맞다. 근력이 필요한가? 물론 근력은 도움이 된다.

# 강한 근력을 제대로 된 폼을 만드는 것보다 우선시할 수 있는가? 그건 물론 당연히 아니다.

# 몸 전체를 제대로 쓰고 있는지, 다리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몸에서 만들어진 힘이 제대로 팔을 통해 뻗어나갈 수 있는지. 힘을 낼 때 팔의 각도는 제대로 잡혀 있는지. 한마디로, 몸 전체로 들이받는 힘을 팔 하나로 버텨낼 수 있는 자세를 만들어냈는지.

# 그렇다. 나는 충권의 위력이 사람 하나 보내기엔 충분하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충권을 뭐 하러 이렇게 연습하겠는가?

# 근거리에서 월백에 대고 연습할 때도, 제대로 치면 그 위력에 몸이 울리고 주먹뼈가 시큰거릴 정도다. 그런 걸 사람한테 치는데, 위력이 없을 수는 없다. 충권은 가장 기본이 되는 기본 기술이며, 그걸로 사람을 보낼 수 없다면 다른 어떤 기술을 써도 의미가 없지 않을까.

# 몸이 울리게 친다고 해서 머리도 같이 울린다거나 힘을 빠락빠락 준다거나 하면 물론 안 된다.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쳐야 위력도 나오고, 자신의 몸이 다치지 않으며 연습할 수 있는 법이다. 힘이 빠져야 강하다는 이야기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실제적인 문제다.

# 자세한 사항은 도장에서 문의하시압.

# 이랄까 자신의 충권이 만족스럽지 않고 더 발전시키고 싶다면, 더 잘하는 사람의 동작 (최우선적으로 사부님)을 보고 내 것과 무엇이 다른지 연구하고 따라가는 게 최선이다. 당연히 충권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고, 그러니까 무술을 계속한다는 건 생각보다 할 일이 훨씬 많은 것이다.

# 그리고 나는 내 영춘권에 만족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여태까지 쌓아온 것에는 나름의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그걸로 만족하느냐 하는 건 또 다른 이야기. 그래서 연습은 아무리 해도 모자라다..

Posted by Neissy

# 몸이나 기술을 다듬어 간다고 할 때, 현재로서는 개인적으로 '조여진다'는 느낌에 가깝다. 역으로 말하면 연결이 느슨해지거나 허물어지지 않게 한다고도 할 수 있다. 힘의 흐름이나 감각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실제적인 구조와 각도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건 스스로의 감각이나 거울 등을 보면서 하는 것도 좋고, 영상을 찍어가며 확인해보는 것도 좋다.

# 치사오에 있어서 기술 향상을 위해 중요한 한 가지 부분은, 속도로 때우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속도에 변화를 주거나 타이밍을 엇갈리게 하는 건 실제로 쓸 때는 유용한 방법이지만, 치사오에서 자신의 기량 향상을 위해서는 빠른 속도로 얼버무리거나, 속도에 갑작스런 변화를 주어서 혼란시키는 방법은 쓰지 않는 쪽이 낫다고 본다.

# 얼버무린다는 말을 했는데, 기술 자체의 레벨을 올리는 게 아니라 속도로 때우는 식이 되면 당장 통할 수는 있어도 기술 자체가 변화하지는 않는다는 문제가 생긴다. 그런 식으로 하면 통하는 것 같기 때문에 기술 수준을 올리는 데 집중하지 못하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잘 안 된다 싶을 때 힘을 써서 막거나 뚫는 것도 피하는 쪽이 좋다.

#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치사오에서는 같은 속도를 유지하면서 스무스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쪽이 좋다. 느리게 하라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 자신이 할 수 있는 실제 실력 이상으로 빠르려 하거나, 가능한 이상으로 강한 위력을 내고자 할 때의 문제. 그런 식으로 내는 기술은 오히려 경직과 반동을 가져온다. 이상한 버릇이 붙어서, 그런 걸 연습하면 할수록 나빠지는 건 물론이고, 당장 눈앞의 상대에게조차도 기술을 내기 전에 쉽게 읽히기 때문에 기술이 생각만큼 강하지 못하다.

# 빠르면 좋다. 강하면 좋다. 이건 당연한 전제다. 하지만 현재 내가 제대로 할 수 있는 이상의 것을 억지로 끌어내려 해선 안 된다. 억지가 붙지 않고 자연스럽게 빠르고 강하게.

# 어떻게 그렇게 하느냐고? 연습 말고 뭐 있나.

Posted by Neissy

가끔 있는 일상에서의 영춘권 응용 몇 토막.

# 차도 인도 구분이 사실상 없는 길을 걷다가 갑자기 차 한 대가 꽤 들이대는 걸 본 순간 보법으로 옆으로 피했다.

# 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 구역으로 가는데 빈 엘리베이터 문이 열려 있는 걸 본 순간, 오히려 중심을 낮추며 보법으로 파고들면서 부드럽게 유리문을 연달아 두 개를 열고 엘리베이터를 잡았다. 아내님이 감탄.

# 겨울에 도장에서 운동 후 집으로 돌아왔는데 집앞 나무데크에 살얼음이 끼여 있었다. 한순간 쫙 미끄러졌지만 보법으로 균형을 잡으며 살아났다. 메고 있던 가방과 손에 들고 있던 카메라 가방도 함께 살아났다.

# 공장에서 옆으로 슬라이드되는 큰 문이 있는데, 이걸 열 때 무의식적으로 쌍깐사오 (횡으로 치는 기술)를 사용했다.

내게 무술이란 위급한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나와야 하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순조롭게 본능 레벨로 스며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Posted by Neissy

왠지 물량 품귀 사태로 예약구매했는데도 취소됐다는 사람이 많은 유니콘 오버로드, 무사히 수령했습니다. 13기병방위권은 마찬가지로 바닐라웨어 게임인데 체험판 해보니 괜찮더라고요. 그냥 이참에 같이 샀습니다.

그나저나 슈퍼마리오 원더부터 일단 다 깨야 할 텐데, 지금 이걸 시작하면 안 되겠죠. 음.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