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는 개가 한 마리 있습니다. 푸들이죠. 착한 놈인데, 좀 천방지축이라 놀아주다 보면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놔두면 알아서 잠잠해지긴 하는데, 놀이 종류에 따라 종종 가볍게 입질을 하려 드는 일이 있어요.

그럴 때 저는..

그 입을 피해서 스윽 이놈의 목 뒤에 손을 갖다댑니다. 가볍게 손을 구부려 걸어놓죠. 이녀석은 그 손에서 빠져나가려고 몸을 돌리기도 하고 숙이기도 하지만, 제 손은 녀석의 움직임을 그냥 따라갑니다. 오면 양보하고, 가면 쫓아가죠. 힘으로 억누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녀석의 흥분이 점차 잦아듭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녀석은 바닥에 배를 대고 엎드리게 되고, 그러면 저는 손을 떼고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준 다음 다시 놀게 해줍니다.

사실 이게 영춘권을 응용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문득 생각해 보니 치사오를 응용한 거였더군요. (...) 일상에서 아무 생각 없이 영춘권을 응용하는 게 워낙 흔한 일이니 뭐.. 그러고 보면 옛날에는 문을 상대로 봉사오를 했던 것 같기도 한데. (.....)

대략 이러고 삽니다. 뭐, 다들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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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사부님께서 올리신 따끈따끈한 도장 영상입니다. 우리 도장의 풍경을 보실 수 있습니다. 즐겁게 감상하세요! (제 모습도 있긴 하네요. 아주 잠깐이지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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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보고 왔더니 나무위키 영춘권 항목이 핫하더군요. 나는 '라이센스도 증명할 방법도 없지만 동등하게 인정해달라'는 말을 참 길게 썼던데.. 안쓰러우면서 짜증 나더군요. 아예 말을 안 했으면 모르되, 일단 발을 조금은 들여놓은 셈이니 초심자가 제대로 된 영춘권 도장을 고르는 게 왜 중요한지, 제대로 고르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한지 조금 더 적어볼까 합니다.

전에도 적었지만 초심자는 보는 눈이 없으므로, 도장을 가도 이 도장이 제대로 된 건지 알기 어렵습니다. 초심자의 눈에는 어쨌든 자기보다 강하면 실력 있어 보일 겁니다. 그 강한 게 제대로 무술을 해서건, 그냥 힘이 세서건, 뭔가 다른 속임수를 사용해서건 말이죠. 그래서 초보자가 제대로 된 도장을 선택하는 건, 사실상 의 요소가 큽니다.

어느 정도 영춘권을 수련하고 나면, 몸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어떻게 해서 영춘권적으로 움직이는지 알게 됩니다. 그러고 나면 기준이 생기고, 그 기준에 따라 다른 무술이라도 어느 정도 수준을 볼 수 있습니다. 아주 단편적인 것만 말하면, '팔다리만 움직이는가, 몸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가'.. 같은 것 말이죠. 하지만 이렇게 말한다고 초심자 여러분이 그걸 알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마세요. 저도 영춘권 배우고 처음 1, 2년 동안은 그런 거 잘 못 알아봤습니다. 저는 당시에도 이미 무술 덕후였고, 무술 동영상과 무술 영화, 무술 만화를 엄청나게 봤던 때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거랑 무술적 시야는 별개입니다.

무술에서 사부가 왜 중요한가? 사부는 제자를 이끄는 존재이고, 제자의 기량을 키우고 제자의 눈을 틔워주는 존재입니다. 제자에게는 사부가 기준이 됩니다. 제자는 사부가 이끄는 대로 이끌립니다. 사부가 뛰어나다면, 제자도 그를 따라 기준과 실력이 높아집니다. 사부가 고만고만하다면, 제자도 그 고만고만한 이상으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기준도 여전히 낮은 채겠죠. 무슨 뜻이냐면, 사부가 실력이 있는지 없는지 여전히 못 알아본다는 뜻입니다. 무술적 움직임을 여전히 모르기 때문에요. 잘하는 사람을 만나느냐 못하는 사람을 만나느냐는 그래서 중요합니다.

그럼 잘하는 사람을 무엇으로 구분하는가? 초심자에게 그건 운에 달린 문제지만, 적어도 사이비를 만날 가능성은 피할 수 있습니다. 영춘권에는 계보가 존재하며, 어느 검증된 사부에게 배운 사람인지를 확인해 정통성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양상파 영춘권사인 비류 님의 포스트 '영춘권의 계보 이야기'에 의하면) 영춘권 계보도도 있으며 계파를 떠나 모든 엽문파 영춘권의 계보가 (현재 서울에 있는 모든 영춘권 도장이 파를 막론하고) 정리되어 있다고 하니 더욱 더 확인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계보도를 떠나서도, 적어도 영춘권을 타인에게 가르칠 정도의 사람이라면, 그의 사부에게 그가 가르칠 수 있음을 인정받은 사람임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그는 그에게 가르친 사부가 누구인지 자랑스럽게 말할 것이고, 그의 사부는 그가 자신에게 영춘권을 가르침받은 사람임을 자랑스럽게 말할 것입니다. 그걸 못한다면, 상식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죠. 거르세요.

이전 글에서 일단 실력과 정통성은 별개라고 적었었는데, 그건 초심자 여러분에게 어차피 여러분보단 강할 테니까 실력으로 구분할 수 없을 거라고 한 이야기지, 정통성 없어도 실력은 있다는 뜻으로 한 말 아닙니다. 정통성 없지만 실력 있는 사람이라면 당당하게 자기 이름 걸고 자기 무술 걸지, 왜 배우지도 않은 남의 무술을 사칭하겠습니까?

영춘권은 그 원리가 중요한 무술이며, 각도 하나하나와 감각이 중요한 무술입니다. 사부가 잡아주지 않으면 그냥 제 맘대로 힘이나 쓰는 무술이 되죠. 고수 절대 못 됩니다. 그리고 영춘권을 사칭하는 사이비는 그걸 못 합니다. 제가 영춘권 한다고 주장하는 사이비 중에 그거 할 수 있는 사람을 못 봤습니다. 직접 안 보고 영상만 봐도 그냥 압니다. 기본적인 각도와 중심과 궤도가 다 틀려먹었는데 무슨 영춘권을 해요? 그냥 니 이름 걸고 니 무술 만드세요.

우리파 도장 나오라고 하는 이야기 아닙니다. 다른 파 도장 나가도 전 상관없습니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른 법이고, 도장마다 좀 성향이 다르므로 각 사람에게 더 잘 맞는 도장이란 게 있습니다. 이왕이면 우리 도장 나와서 같이 수련하면 전 좋겠지만, 다른 영춘권 도장 나가더라도 열심히 하고 제대로 수련해서 좋은 영춘권사가 되면 저도 그냥 같이 뿌듯합니다. 하지만 사이비는 아녜요. 너네들은 사기꾼들입니다. 입으로 뭐라 말하든 글러먹었습니다. 영춘권 원리가 뭔지 아예 모르는 티가 풀풀 납니다.

사이비를 아직 알아볼 수 없는 초심자 여러분들이 기본 바탕은 보장이 되는 길로 가는 데 도움이 되어주는 게 계보입니다. 사기꾼의 입을 믿지 마세요. 계보와, 그를 가르친 사부를 믿으세요.

Posted by Neis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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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춘권을 시작한 지 9년, 여전히 심심하면 인터넷에 영춘권을 검색해보는 인간입니다. 다른 파 영춘권이 하는 걸 보며 '흠 저걸 저렇게 하기도 하는군'이라고 생각하며 재미있어하고 지냅니다만, 나무위키에 적힌 걸 보다 보면 그냥 여러 생각이 든달까요..

..그래서 적어봅니다. 그냥 잡담.


# 솔직히 시작 부분에 마스터 W의 영상을 올린 것부터 껄쩍지근합니다. 전 이 사람의 영춘권이 어느 계보인지 모르겠으며, 궁금해서 찾아본 홈페이지에서도 계보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다시 확인해도 비슷할 것 같아서..) 몇 년 전 당시 영어 웹을 검색한 결과로 누군가가 W에 대해 말하길 제대로 된 계파에서 하긴 했는데 그리 오래 하지 않았다.. 고 말하는 글을 쓴 걸 보긴 했는데, 그 사람도 익명이었으니 딱히 그 말이라고 신뢰할 수도 없었긴 합니다.

W의 영춘권에 대해서 가타부타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만, 솔직히 소개 영상으로는 견자단의 엽문 영화 영상이 오히려 나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니면 유투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엽문 선생님의 영상이라거나.. 적어도 자기 사부와 계파를 명확히 한 사람의 영상이어야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계보에 대해서: 사실 이거에 관해선 바로 얼마 전에도 말하긴 했는데, 사이비가 판치는 이 무술판에서 초보자가 그나마 사이비를 조금 피할 수 있는 방편이 이 계보입니다. 누구에게 배웠고 어떤 계보로 이어져 내려왔는가. 최근의 나무위키에서는 이 계보의 증명이 사부와 같이 찍은 사진 정도라서 사기 치기 쉽다고 누군가 적었는데, 그 말에는 동의합니다만 그것조차도 없는 사람을 뭘 믿고 사부로 모실 수 있는지 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사부와 같이 찍은 사진까지 위조하기는 제법 힘들며, 그 위조한 게 오히려 결정적 증거로 사이비임을 증명해 버릴 수도 있으므로 사기꾼은 보통 말로 후리지 사진 같은 거 안 걸어놓습니다. 예전의 모 씨도 이소룡에게 직접 배웠다고 그렇게 강조했지만 같이 찍은 사진은 결국 내어놓지 못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전 그걸 믿었었는데... ...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 사실 기본적으로.. 나무위키의 영춘권 항목은 영춘권 안 배운 사람들이 여기저기 손을 댄 티가 많이 납니다. 어떤 부분은 보면 영춘권은 고사하고 무술 아무것도 배워보지 않은 사람의 서술 같습니다. 영춘권의 실전성 항목은 보면서 솔직히 좀 웃었습니다. 미필들이 군대에 대해 위키 적고 있는 걸 본 군필자의 기분입니다.


# 그럼 네가 고치면 되지 않으냐? ..고 물으면.. 전 뭔가 쓸 일 있으면 그냥 이렇게 블로그에 적습니다. 집단지성으로서의 기여가 그리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제가 그걸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도장에 안 나오는 사람들에게 그리 이것저것 많이 알려주고 싶지도 않고요. 신경 써서 봐줘야 할 사람은 도장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전 보면서 저건 뭐가 틀렸다 이게 아니다.. 하고 딱히 알려주진 않습니다. 모르면 모르는 대로 놔둡니다. 지방에서 영춘권을 가르친다는 어느 분은 아주 잠깐만 봐도 영춘권을 야매로 한다는 티가 엄청나게 풀풀 났는데, (너무 기본적인 부분이라서 이건 계파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그게 이러저러해서 틀렸다고 지적할 생각은 없습니다. 지적하면 그거 고쳐서 리뉴얼 사기를 치겠죠.

..라고 말하면 그건 그 사기꾼 이야기지 나무위키 이야기는 아니지 않으냐 하겠지만, 어쨌든 디테일한 걸 인터넷에 올리면 사기꾼은 그걸 보고 동작을 수정하거든요. 예전에 보면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것만 참고할 수 있기 때문에 동작이 딱 그 수준까지만 가 있는 사기꾼의 영상도 있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사실 그나마도 열화판이었습니다. 원리를 모르고 형태만 따라하니 제대로 될 턱이..)


# 그리고 장혁이 하는 게 절권도가 아니라 영춘권이라고 쓰여있는데, 그거 영춘권 아닙니다. 원리가 아예 다릅니다. 목인장 연습하고 손 좀 현란하게 움직인다고 영춘권인 거 아닙니다.


# 그 외에도 많습니다만 이건 그냥 잡담이지 딱히 본격 반박글은 아닌지라.. 그리고 사실 그렇게까지 다 반박하고 싶지는 않아서 그냥 이런 정도만 이야기하렵니다.

문외한이 뭔가 알아보고 싶은데 어디서 뭘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면 만만한 게 위키백과이긴 합니다만, 여러 가지 이유로 나무위키의 영춘권 항목에는 오류가 많습니다. 그냥 영춘권 도장 홈페이지를 보고, 도장을 찾아가 견학하는 걸 추천합니다. 인터넷이 편하긴 하지만 만능은 아니죠.


Posted by Neis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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