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한글 2002의 화면을 캡춰해서 사이즈만 조금 바꾼 것.

보시는 저 분량을 쓰는 데만 한 시간이 소모되었습니다. 어렵군요 이건. 앞으로 또 돌아보면서 문장을 다듬어 고치고 하는 걸 생각하면 이걸로 끝날 리도 없습니다. 단순히 전개시키는 게 문제가 아니라 다듬는 게 문제입니다. 이 상황에서 어울릴 최적의 단어와 문장을 생각하고 또한 같은 어휘가 중복되지 않게 다양한 어휘를 찾아 사용하는 것, 이 소설을 쓰면서 스스로에게 준 과제입니다.

-이걸 쓰면서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문장에서 또 걸리는 부분이 보여서 수정했습니다. 힘들지만, 이런 게 보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읽는 사람은 별로 신경 안 쓸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다른 누가 문제가 아니라 제가 신경쓰이니까 고쳐야죠.

'얼마나 썼느냐'고 물어보시면 '아직 초반입니다'라고밖에 답하지 못하겠습니다. 쓰다가 머리 아프니까 자주 다른 걸 하게 되는데 이거 현실도피지 싶습니다. 여하간 쓰고 쓰고 또 써 볼랍니다. 이게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요.
Posted by Neissy
새벽의 저주 (2004)
잭 스나이더 감독, 사라 폴리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어떤 사전 정보도 챙겨 보지 않았습니다. 좀비가 나오고 그놈들에게 물리면 죽게 되고 좀비로 부활한다는 기본 설정과, 그 좀비들이 세계를 뒤덮은 판에서 생존해나가는 사람들을 보여 준다.. 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뭐 예전에 나온 영화의 리메이크판이려니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이런 좀비영화류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는 읽었습니다. 헌데 이거랑 새벽의 저주는 완전히 내용이 다르더군요. 비교대상이 아닙니다) 여하간에, 호러려니, 공포려니,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보니까

어이, 이거 액션 영화잖아. (...)

물론 기본 골자는 호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헤드샷으로 좀비 머리 날려버리면 박살나는 연출이 화끈하다거나 전기톱으로 좀비 다리를 자른다거나 하는 점에선 나름 하드코어고, 이 전염성이 있는 좀비들에게서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싸우는 기본 플롯은 호러의 정신에 명맥을 두고 있습니다.

..라고 해도 이건 호러의 탈을 뒤집어 쓴 액션이라고밖에는. 샷건을 쏠 때 철컥 하고 탄 장전해서 쏘면 느린 화면으로 총알이 날아가고 탄피가 천천히 튀어나와 바닥에 툭 하고 떨어지는- 그런 장면 하나만 봐도 대체 이 영화가 어디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가는 자명합니다. 호러영화인 주제에 무섭지 않은 이유: 에일리언 2가 그다지 무섭지 않은 거랑 마찬가집니다. 적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맞서 싸우는데다 그 무기도 강해서 적을 작살내놓으면 뭐가 무섭겠냐 이거죠. 심리공포를 주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 영화의 경우에는 별로 그쪽으로 갈 생각은 없었던 듯 합니다. 적당한 공포 분위기로 마음 졸여주면서 액션으로 속을 풀어주는 그런 영화랄까요? (뭐 그렇다고 조낸 난장액션 뭐 그런 건 아녜요)

그런 이유로 Dawn of the Dead는 1978년판과 1990년판을 조만간 볼 작정입니다. 이 2004년판도 나름 재미있게 볼만은 했는데 내가 기대한 건 아녀서.. 별로 무섭지 않아요. 그저 좀 잔인할 뿐이지.


덧붙여 여담: 무려 USA Army가 좀비들을 상대로 (언급조차 제대로 안 될 만큼) 무력하게 깨졌다는 건 어째 좀 상상하기 힘듭니다. 아무리 이 뛰어다니는 좀비들이 무식하다곤 해도 맨몸밖에 쓸 줄 모르는데다 무는 것으로만 전염시키는데 그런 녀석들을 상대로 세계가 멸망하다니. 이 영화의 설정은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당나라 군대였냐 아메리카군은..
Posted by Neissy
사실 알고 보면 그저 인간에게 기대하지 않는 법을 배워왔던 것 뿐일지도 모른다. 벽을 쌓고, 믿지 않고, 상처받아도 크게 아프지 않는 법. 어떤 일이 닥쳐도 아파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그 어떤 실망도 상처도 가지지 않기 위해서. 하지만 정말 그게 강한 걸까?

타인에게 침입받지 않기 위해 세운 벽은 상대방을 넘어오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그 동시에 나 자신도 상대방에게 넘어가지 못하게 했다. 상처 받는 것이 두려워 덮어씌운 외골격은 상대가 나를 상처입히지 못하게 해 주었지만 동시에 나 자신도 상대에게 간격 없이 접근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약해빠졌잖은가, 이건. 나는 그저 무서워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이제 벽은 무너뜨리기에 너무 단단했고 저 외골격은 아예 피부가 되어버렸다. 알았다고 하더라도 생각처럼 쉽게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어쨌든,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제 다시 바꿔야 한다. 상처 한둘이 무어 대수냐.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인간에게 구원은 없다.

Posted by Neissy

돈                                                   
새해 복부인많이 받으세요!!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