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생각하다 결국 실행한 셈이지만, 결국 가장 맞는 표현을 대자면, 변덕에 의해,
https://blog.naver.com/wtoneway
영춘외길 : 네이버 블로그
양정파 영춘권사
blog.naver.com
영춘권 관련 글을 쓰기 위한 전용 블로그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찾아와주시는 분들께도 아마 이쪽이 여러모로 편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저쪽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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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춘권 관련 글을 쓰기 위한 전용 블로그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찾아와주시는 분들께도 아마 이쪽이 여러모로 편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저쪽에서 뵙겠습니다.
(흔한) 중국무술식으로 표현하자면 방송과 구조 사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영춘권을 하는 데에는 제대로 된 자세와 모양을 만드는 게 중요하지만, 그러느라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면 안 되기 때문에 힘을 빼는 것도 중요한데, 엄격한 자세를 지키면서도 자연스럽게 힘빼기가 잘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대전제는, 자세는 일단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효율적으로 힘을 쓰기 위한 형태가 자세다. 그러므로 연습할 때에는 우선 자세가 망가지지 않도록 최우선으로 신경써야 한다. 힘이 빠지고 자연스러워지는 것은 그 후의 일이다.
말하자면, 불필요한 힘이 빠지고 자연스러워지는 것은 자세가 잡혀야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자세가 망가져서 애초에 제대로 몸을 제대로 쓸 수 없는 형태인데 그 형태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인다고 해봐야 그건 그냥 흐늘거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자연스러움이란 반복된 연습 끝에 그 자세 자체가 자연스러워지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결국 그 동작을 자연스럽게 쓰기 위해서는 그런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것이 맞지만, 그건 동작 자체가 제대로 나오지도 않는데 노리고 있을 단계는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영춘권에서 원하는 자연스러움은 처음에 이 무술을 시작할 때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경지를 필요로 하고, 힘을 빼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잘되지 않는다. 단순히 힘을 뺀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몸을 사용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어 갈 필요도 있다. 의식할 필요는 있다는 뜻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사실 잘 모르는 상태에서 그저 힘을 빼려고 한다고 제대로 힘이 빠지지는 않는다.
계속 연습하고, 동작 자체가 자연스러워서 편안해지면서, 여태까지 몸을 쓰던 방식보다 더 높은 단계를 깨우쳐서 몸 전체를 더 자연스럽게 쓸 수 있게 되면서, 깨우침도 깨우침이지만 몸 자체가 단련되지 않아서 할 수 없던 것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점점 더 이전보다 높은 경지로 올라서면서 쓸데없는 힘이 더욱 빠져가는 상태일 때, 그럴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깔끔한 자세와 자연스러운 힘빼기가 양립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즉, 뭐가 잘 안 된다? 연습만이 살길이다. ...라는 게 맞다. 몸은 정직하다. 수없이 연습해서 자연스러워지지 않은 것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겠나?
실제로 싸울 때는 연습한 대로의 자세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는 이야기는 좀 다른 이야기다. 그건 싸울 때는 상황에 따른 변수가 많아서 이상적인 자세가 나오지 못하더라도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고, 그렇더라도 자세 자체는 최대한 이상적인 자세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거지, 배울 때는 엄격하지만 쓸 때는 막 써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이를테면 무언가 들고 나를 때만 해도 다치지 않고 힘을 잘 쓸 수 있는 이상적인 자세가 있지만 실제로 살다 보면 상황에 따라 그런 자세를 완전히 엄격하게 쓸 수 없어도 최대한 맞춰 가며 힘을 써야 한다는 걸 알 수 있는데, 결국 자세가 좋아야 다치지 않고 몸이 가진 힘을 최대한 잘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세는 좋은데 힘을 잘 쓸 수 없다? 그렇다면 실은 자세 형태만 흉내 낸 것이지 그 자세를 제대로 익힌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걸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본다면 그 자세는 좋은 게 아니라 형태만 비슷하게 겨우 모양만 만들었을 것이다. 연습하면서 자세는 계속해서 미세하게 수정되고 더 올바른 형태를 찾아가고, 힘의 흐름도 보다 자연스럽게 몸 전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바뀌어 간다. 무술을 수련한다는 건 그런 것이다.

영춘권 수련을 시작한 지도 어느새 만 15년이 되었다. 해마다 기념글을 써 오는데, 오랜만에 예전의 기념글을 다시 읽어보니 역시나 '그땐 한참 모자랐지' 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건 나중에 지금을 돌이켜봐도 마찬가지일 테고, 어쨌거나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올바른 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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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 자체에 대해서는 사실, 요즘 들어서는 그냥 그러려니 하는 생각도 들긴 한다. 개인적인 기념으로서 의미가 없진 않지만, 시간이 반드시 실력을 담보해주진 않는 법인지라 연차 자체는 실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혹은 역으로, 들인 시간만큼의 실력은 나와야 한다거나 하는 부담 같은 걸 가지고 있느냐 하면 그것 또한 아닌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 나가고 있느냐 하는 게 중요하지, 연차가 이렇다 저렇다 하고 신경 쓸 필요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왜 굳이 기념글 같은 걸 남기고 있느냐 하면... 이런 걸 핑계로라도 가끔 걸어온 길을 돌이켜보는 것도 나쁘진 않아서랄까.
영춘권을 배우기 시작할 초기에는 영춘권을 10년 배우면, 20년 배우면 어떤 느낌이 들까 궁금했던 듯한 기억이 있다. 20년까지는 아직 가지 않았지만 일단 15년을 한 지금 돌이켜보면, 의외로 그냥 덤덤하다. 해온 것들을 좀 더 잘하고 싶고, 해야 할 것들을 생각하고 하나씩 해 나가고 고쳐 가는 나날, 그게 다다. 당연히 해야 할 것이기에 그냥 하고 있다는 감각이다.
하려고 하는 게 잘 되면 즐겁고,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라 계속 고쳐가야 하는 걸 알기에 거기서 만족할 수는 없고, 좀 안 되도 고치면 되는 걸 아니까 괴롭지만은 않고, 하지만 항상 그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가야 하기에 편하지도 않고. 힘들지만 즐겁다고 하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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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쓰는 방식이 계속 바뀌어 간다. 조금씩 더 깔끔해지고 조금씩 더 몸 전체를 효율적으로 쓰도록 변한다. 이 말 자체는 꽤 오래전부터 해왔지만 그 무게감은 다르다. 이를테면 최근 들어서는 내 동작이 변화하더라도 그게 무엇이 바뀌었는지 문외한은 알아보지 못한다. 이전에 비해 외견상 변화가 적다. 하지만 나 자신이 느끼는 체감으로는 엄청난 변화다. 점점 더 그런 방식으로 변화해 가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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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연습했고, 오늘도 연습하고, 내일도 연습하겠지. 그게 즐겁다.
체중이동도 잘한다는 뜻일 수밖에 없다. 움직이지 않고 서서 상대와 싸울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제자리에서의 연환충권 연습은 중요하다. 영춘권다운 몸을 단련할 수 있는 동시에, 충권 자체의 수준도 확실하게 올릴 수 있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보법 연습이 필요한가? 필요하다. 보법과 함께 기술을 쓰는 걸 연습할 필요가 있는가? 당연하다. 상대방과 붙고 상대를 제어하고 틈을 만드는 연습이 필요한가? 물론이다.
결국 다 해야 한다. 그리고 제대로 해야 한다. 충권에 대해 말했지만, 결국 영춘권 자체의 수준이 늘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꾸준히, 성실하게, 충분한 횟수로, 정확한 자세로, 올바른 감각으로.
개인적으로 충권이 한 단계 늘었다. 더 빠르고 깔끔해졌다. 하지만 이것으로 되었느냐고 한다면, 전혀 그렇지 않다. 나름대로 목표가 있고, 그 목표까지는 아직도 멀었다. 아마 그 목표를 이룬다고 해도 새로운 목표가 생길 것 같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