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월급날이었습니다. 생활고에 찌들어 돈이 없어™를 외치고 다니던 가난한 알바생도 어쨌든 월급날이 찾아오면 두둑한 돈봉투를 들고 잠시나마 흐뭇한 마음에 젖습니다. 휴대폰비며 차비며로 순식간에 십여 만원이 날아가고 나면 좀 슬프긴 하지만 그거야 뭐 생활지출비니 기본으로 빼두고.

각설하고 월급날이니 행복한 기분으로 서점엘 갔습니다. 인터넷 서점이 싸기 때문에 그쪽에서 책을 구입하는 게 책 한 권은 더 살 수 있는 길이라는 걸 알지만 (한 달에 사들이는 책 양이 좀 되니까요. 인터넷에서 절약되는 돈을 모아보면 그쯤은 나옵니다) 그래도 역시 서점에 직접 가서 책을 손에 들고 내용을 훑어보고 이리저리 둘러보는 맛을 버릴 수가 없어요. 책이 잔뜩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해지는 공간이 바로 서점입니다. 비바 서점.

항상 가는 서점이 수원역사의 북스리브로, 꽤나 큰 대형서점이기 때문에 그냥 가서 공짜로 책을 읽고 올 수도 있지만, 요새는 서점에서 그냥 책을 읽고 오는 건 딱히 끌리지 않더군요. 서점은 도서관이 아니니까 사 줘야지! ..라는 건 아니고, 왠지 요새는 '책을 산다'는 것 자체가 좋더군요. 문화상품은 제 값 주고 이용해야지라든가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만, 뭐랄까 그냥 책을 볼 때랑 책을 사서 볼 때랑은 기분이 완전히 달라요. 뭔가 뿌듯함과 동시에 좀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게 되죠. 여하간, 서점에 가면 왠지 책을 한 권은 사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요즘은 추리소설에 빠져 있기 때문에 오늘도 추리소설 쪽을 둘러봤습니다. 화차를 읽고 마음에 들었던 미야베의 '모방범'? 음, 이건 사모을 생각이긴 하지만 한번에 질러버리기엔 조금 부담이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질러버려야지 생각하고 이쪽은 스킵. (요새는 인터넷 서점으로도 휴대폰 결제가 가능해서 편하더군요. ..사실 그게 핸폰비가 올라가게 만드는 결정적 원인) 그렇다면 딕슨 카? 으음, 사 둔 해골성을 아직 못 봤습니다.

..랄까, 시배스천 폭스의 '새의 노래'를 아직 붙들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새로 구입했던 책들을 아직도 다 못 읽고 있었습니다. 뭐 이제는 다 읽었고, 오늘 내로 감상도 올려 볼까 하는 중입니다만.. (이거 페이지수가 압도적입니다. 열린책들 페이퍼백판을 샀습니다만 무려 600페이지 상회. 그 분량에 가격은 7,800원이었다는 게 구입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만) 하여간 자금 압박 이전에 아직 안 읽은 책이 댓 권은 되는 상태이기 때문에 '산 책도 아직 다 안 읽었으면서 뭘 또 지르냐' 하는 마음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서점에 있고 자금이 있으면 어쨌든 책 한 권은 사 가야 할 것 같은 이상한 책임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둘러보다가 눈에 뜨인 게 황금가지 밀리언셀러 클럽.

그리고 보인 게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요새 이 책의 제목은 들어 알고 있었죠. 관련 포스트 (링크 걸어두죠. '<한국공포문학단편선>이 청소년 유해도서로 선정!' 을 참조하세요)에 의하면, 시체를 토막내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묘사했기 때문에 (상자, 들개, 모텔 탈출기 등이 지적) 수거 후, 포장하여 '19세 미만 구독 불가'로 수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예전에 배틀 로얄도 수거된 후 포장된 걸로 기억하는데..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배틀 로얄 1권에는 19세 미만 구독 불가 딱지가 붙어 있지요. (2권을 먼저 사버려서 2권에는
붙어 있지 않습니다) 여하간 오늘 본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에는 딱지가 없더군요. 아직 수거되지 않았던 모양인지.

그래서 집어들었습니다. 너는 이미 지르고 있다.. ..랄까, 물론 이걸 산 진짜 이유는, 여기 수록작인 '모텔 탈출기'가 예전에 통신에서 감명깊게 읽은 단편이었기 때문이죠. 여러분도 아실 겁니다. 모텔에 데리고 간 여자애가 죽어버려서 그걸 처리하려고 온갖 고생을 다 했는데 충격적 결말을 맞이하는 그 단편.

서점에 가면 반쯤은 충동구매가 됩니다. 예전부터 '이걸 사겠다'고 마음먹고 쇼핑 리스트를 만들어놨다가 계획성있게 구입하는 건 힘들죠. 그리고 그렇게 사는 건 왠지 재미없기도 하고. 저는 '소설이란 감성의 영역이며, 따라서 소설 구입도 감성에 따라 하는 것이 사람된 도리다!'라고 주장해보렵니다.

뭐, 책을 사는 건 여러 취미 생활 중에서 저렴한 취미에 속합니다. 무절제하게 친구를 부르다가 빚을 감당 못 해 무서운 친구가 찾아오게 될 정도로 무식하게 책을 사모으지만 않는다면야 책 산다고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다른 거 다 접어두고, 일단 책은 재미있어요. 다른 사람이 만들어낸 또다른 세계에 참여한다는 그 자체만으로 재밌죠. 활자가 가득 박힌 책, 재미있는 책을 구입해서 책을 읽다가 한 차례 책에 코를 들이대고 후웁- 하고 숨을 들이마쉬면 이건 그야말로 엑스터시 (...).

그러니까 저는 돈이 생기면 줄창 서점엘 갑니다. 서점은 파라다이스. 브라보.
Posted by Neissy
다가오는 2007년을 맞아, 현재 집필중인 '영혼의 시'를 거의 마무리지어 가고 있는 아마작가 Neissy 씨는 신작 '그대 곁의 히어로'에 대해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남겼습니다.

"일단은 주인공은 20대 후반에 두뇌파 캐릭터로 가되 약간 격투능력이 있고, 가능하다면 추리 요소도 집어 넣어 볼 계획입니다. 마법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아티팩트는 등장하고, 또한 드래곤이 등장하는 전통적인 판타지 세계를 사용해 볼까 하는데, 이번엔 좀 더 대중성을 고려할 계획입니다."

기타 밝혀진 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 전투신의 비중은 영혼의 시보다는 낮지만, 여타 다른 소설에 비해 그리 적지는 않을 듯.
- 에피소드 형식이며, 여행을 떠나 도시와 도시를 이동하는 일은 이번엔 드물 듯하다.
- 이번의 메인 히로인은 10대 중초반일 듯하다.
- 기치는 하드보일드를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개그도 상당히 부각될 듯하다.


이상, 2007년 2월~ 3월 사이에 연재 개시 예정인 '그대 곁의 히어로'에 대한 정보였습니다.
Posted by Neissy

안드레이 바르코비악 감독, 칼 어반 외 출연 / 유니버설 (Universal)

아실 분은 다 아시다시피 둠은 게임이 원작입니다. 여태까지 게임을 영화로 만든 작품은 꽤 있었습니다만 그리 만족스러운 건 드물었죠.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대상층이 애매하다는 걸까요. 보여주는 매체가 달라지는 이상 그 특성에 맞게 변해야 합니다만 실제로 그 작업을 원활히 수행하기는 아주 힘듭니다. 무엇보다 힘든 건 게임이란 건 플레이어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감정이입이 굉장히 쉽고, 반면 영화는 '보여주는 주인공'이 있기 때문에 그 둘 사이에 괴리가 느껴진다는 거겠죠. 게임의 세계관을 영화로 제대로 옮겨오기도 사실 힘든 일이고요.

사설이 길었습니다만, 이 '둠'도 게임을 영화화한 작품의 문제점을 거의 그대로 다 지니는 작품입니다. 게임에서 보여줬던 그 포스를 보여주질 못해요. 끝마무리는 칭찬을 약간 하면서 끝낼 생각이니 미리 매를 때려보겠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스토리 라인입니다. 물론 원작인 게임의 스토리 라인, 실수로 게이트웨이에서 악마가 들어오게 되었고 그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내용은 영화화되면서 약간 수정이 있을 필요가 있을 수 있다는 건 잘 알겠습니다. (주무대가 화성인 건 게임이나 영화나 거기서 거깁니다만. 뭐 좀 더 깊이 들어가면 게임에서는 그냥 화성이 아니라 화성의 달인 포보스입니다만, 역시 게임과 영화는 많은 부분에서 다르니 세세한 차이점은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여하간, 영화화되면서 스토리 라인에 수정이 가해질 필요가 있다는 건 잘 알겠습니다만, 영화판 둠은 원작 게임의 스토리 라인에서 상당히 크고, 또한 치명적인 차이를 만들어내고 말았습니다.

첫 번째는 근본적인 스토리 라인에 너무 큰 변화를 넣었다는 겁니다. 원작에서는 악마가 등장하는 거였는데, 영화에서는 그저 유전자 변형으로 인한 괴물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괴물은 인간에게 자신의 유전자를 주입시켜 괴물로 변형시킵니다. (뭐 자세한 부분은 생략하겠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그런데 이 괴물로 변형시킨다는 건, 정말이지 너무 뻔한 소재 아닙니까. 모처럼 둠을 영화로 만들었으면 게임의 팬부터 확실하게 휘어잡아야죠, 이건 보고 있으면 내가 지금 둠을 보고 있는 건지 레지던트 이블을 보고 있는 건지 회의가 듭니다. 난 네놈 같은 것들을 보려고 이걸 보고 있는 게 아니야!

두 번째 역시 스토리 라인의 차이점이자 구성상의 차이가 되는데요, 그건 영화판에선 '나오는 인간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원래 게임에서는 UAC (우주연합항공회사)의 포보스 게이트웨이에서 악마들이 나오고, 그래서 통신이 두절되었으며, 그 쪽으로 '주인공'과 주인공의 동료들이 투입되고 주인공은 베이스를 지키고 동료들이 일단 기지 내로 돌입하는데 무전기를 통해 총 소리와 비명 소리 등이 나고 결국 모든 것이 침묵하여 주인공은 동료들이 전멸한 것을 깨달았으므로 결국 주인공도 기지 안으로 들어가야 하고 만다는 그런 내용입니다. 중화기는 동료들이 모두 가져가서 무기라고는 권총 뿐이고, 기지로 들어가자 어디에선가 짐승의 울부짖는 듯한 소리가 나오고. '이걸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나 뿐이다' ..라는 건 물론 게임의 스토리라인이만치 오히려 당연한 귀결입니다만 바로 이 점이 '1인칭 시점'이라는 것과 더불어 상당히 긴장감을 가져올 수 있죠.

그런데 영화는 어떤가 하면, 동료들과 함께 진입하고, 괴물 때문에 하나하나 죽어갑니다. 전형적이고 무난한 방법입니다만, 저더러 말한다면 '이건 둠이 아냐!' 되겠습니다. 물론 게임의 시나리오를 그대로 가져오면 배우 하나서 설치는 원맨 영화가 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만, 모처럼 저 '극도의 긴장감'을 가질 수 있는 시나리오를 어떻게든 잘 사용해 주었으면 좋았을 걸, 이라고 생각하는 건 저 뿐일까요. 결국 이 영화는 다른 흔한 괴물 영화와 별로 다를 것도 없는 그저 그런 킬링타임 무비에 지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혹평이로군요. 사실 그렇습니다. 레지던트 이블 EX라고 해도 믿겠어요. 하지만 이 '둠'에는 다른 괴물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차별점이 하나 있으니, 그것이 바로,

더 락.. ..이 아니라 (전 프로레슬링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더 락에 관심없어요)

'1인칭 시점'입니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주인공에게 몇 분 동안 1인칭 시점이 도입되는데, 말할 것도 없이 '보고 있는 시점' 그대로이며 FPS모드에 좀 더 정확히 말하라면 둠의 게임 화면 그대로입니다! 움직일 때 시점이 (당연히) 울렁거리고, 총을 쏘고, 조준경으로 조준해 쏘고, 탄창을 재장전하고, 기계톱을 휘두릅니다! 여기서는 '둠이다!'라고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네, 제가 '둠'에서 원한 건 이런 거였습니다. 잘 짜여진 스토리 라인? 인물의 긴장구조? 과거의 트라우마? 그런 건 아무래도 좋습니다. 어차피 이런 액션 영화 (그것도 게임을 영화화한 영화)에서 수준 높은 스토리 라인 같은 걸 기대하지 않습니다. 게임 팬들이 곧바로 이건 필견이닷! 이렇게 외칠 수 있는 영화면 아무래도 좋은 겁니다.

그러니까 결론, 스토리 라인은 후졌습니다. (단호) 둠다운 요소는 기껏해야 화성이라는 무대와 총기 정도밖에 없습니다. 호러액션영화로서의 연출은 그리 나쁜 편은 아닙니다만 그 정도는 다른 어떤 영화에서도 다 합니다. 그냥 보통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겠죠. 하지만 저 1인칭 시점! 이거 하나 때문에라도 둠 팬들은 반드시 보십쇼. 두 번 보십쇼. (그 부분만 찾아 본다거나 하는 마도는 생각하지 마시길. 후진 스토리 라인이라고는 해도 일단 제대로 다 봐야 저 1인칭 시점에서 감동이 쓰나미로 몰려오는 겁니다)


..아, 그리고 더 락에 대해서 한 마디만. 역시 프로레슬러는 액션이 멋지더군요. (..문제는 액션신 자체는 괜찮았지만 둠에서 그런 액션은 좀 위화감 든다는 거. 애매하다고요, 진짜로)
Posted by Neissy
<주의> 이 글은 성격상 은근히 노골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고 있습니다

..랄까, 사실 이 포스트는 예전에 제 홈페이지에 올렸던 글입니다. 그래서 이미 보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만, 뭔가 버리기는 아까워서 다시 한 번 살려봅니다. 이미 보신 분들도, 다시 한 번 순수한 마음으로 즐겨 주세요 (...)



그대는 이 포스터를 본 기억이 있습니까?




이 포스터, '대단한 도전'에서도 한 번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이경규의 복수혈전은 소위 '망한' 영화의 하나로 기억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저 포스터를 본 모두가 이경규를 비웃어대곤 하죠. 그러나 보지 않은 것에 대하여 무어라 평을 내리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입니다. 비웃더라도 일단 보고 나서 비웃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랄까, 실은, 저게 얼마나 '물건'인지 보고 싶었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었긴 했습니다만,

뭐랄까요, 복수혈전이라는 이 영화는 정말로 구하기 힘들었습니다. 결국 구한 곳은 프O나. 종종 레어 아이템이 출몰하는 곳입니다. 어쨌거나 고난 끝에 이 영화를 입수했고, 결국 이 감상을 쓰게까지 되었습니다. (랄까 이 감상의 베이스가 되는 리뷰를 원래 쓴 건 작년 (2005년) 2월.. 좀 됐군요)

뭐, 각설하고, 일단 들여다 봅시다.


세월이 느껴지는 타이틀입니다.
핏빛 타이틀은 마치 시대의 불합리에 희생된 사나이의 설움과 애환을 그려낸 듯 합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영화의 화질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비디오를 그대로 avi 파일로 변환한 것인데, 미묘하게 가로줄이 그어져 있으므로 동영상 재생기에서 흐리게 (blur) 옵션을 적용해서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라는 건 이 영화를 어떤 루트로건 얻어 볼 생각이 있는 분의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뭐, 어차피 저도 DVD 화질을 기대한 건 아니었으니 사실 상관없습니다. 이 영화가 DVD로 나올 가능성은 지구가 역회전을 하기라도 하지 않는 이상 없을 것 같고, 이런 화질로라도 볼 수 있는 게 어디냐 싶습니다.


전설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타이틀이 지나가면 역시나 시대가 느껴지는 노래와 함께 이경규가 교도소로부터 출소합니다. 무려 우수에 찬 눈빛. 거기다 영화 제목은 '복수혈전'. 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이 화려한 출연진에 다함께 감동해보십시다 (...)


한국영화의 까메오 전설은 여기에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니 뭐, 일단 그런 건 아무래도 좋으니까 일단 스토리에 대해 말해 볼까요.

스토리 라인 자체는 굉장히 간단합니다. 주인공 최태영 (이경규 분)은 동생 준석과 함께 건전한 유흥업소 (...)의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직하게 (...) 살려는 이들이 눈에 가시인 이들은 언제나 있는 법. 악의 무리들 (...)의 회유와 협박이 있었으나 태영은 끄떡도 하지 않았습니다. 끄떡도 하지 않는 것뿐만이 아니라 오히려 저들이 하는 짓을 방해하고 있었습니다. 캬아, 이 정의의 사도들이여. (..라는 것이 대충 대화로 넘어갑니다. 비주얼까지 다 있지는 않습니다)

아, 덧붙여 준석은 결혼한 몸이었습니다. 전통적 방법, 돈주고 고용한 깡패를 물리치며 사귐을 시작한다.. 라는 실로 놀라운 병법으로 ..누구더라 하여간 나름대로 얼굴 이쁜 아가씨와 결혼에 성공합니다. (거기에 태영이 한몫한 거야 뭐 당연한 거고요)

각설하고, 태영이 말을 듣지 않자 저들- 마태호는 밤에 돌입, 태영에게 마약을 먹이고 그 집에 마약을 놔둔 후 그를 고발합니다. (센스쟁이 아닙니까)

결과,

태영은 마약소지로 이년 육개월에 처해지고 말았습니다. 분노하는 준석이었으나 태영은 자신이 나올 때까지만 참으라 말하고.. ..사개월이 모자란 이년 이개월 후 태영은 모범수로 출소합니다. 이야기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입니다. (덧붙여 마태호의 아버지가 진짜 거물이라는 식으로 등장합니다)

자, 그러니 바야흐로



다시 뭉친 형제, 그들의 뒷모습. 나름대로 분위기 있습니다


다시 뭉친 형제는 복수를 결의합니다. ..라기보다 태영은 준석을 떼놓으려 하지만 준석은 떨어지지 하려 않고 결국 그 결의에 태영도 감복하고 맙니다. (..라고 하면 좀 오버일까요. 아무튼)

그건 그렇고, 그러는 중에 손지창의 까메오 출현도 있습니다. 아래 스샷인데요,

뒷머리만 보이는 여성은 준석의 아내입니다


뭔가 있는 것처럼 분위기 잡으며 등장하더니 (1인칭 시점.. 즉 손지창 자신이 보고 있는 시점으로 준석이 운영하는 가게에 들어옵니다) 결론은 고스톱 치는데 잔돈이 떨어져서 돈 바꿔달라고 들어온 것 뿐이었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랄까 역시 까메오는 별로 비중이 있을 리 없죠. 손지창의 옛날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여기엔 점수를 약간 줄 수 있을 지도.

..제끼고.


이 분이 바로 마태호님이십니다. 시대의 힘이랄까 포스가 엿보입니다


보트를 타고 하렘 (...)을 만끽하던 마태호는 태영의 출감소식을 전해듣습니다. 전화기의 크기가 새삼 시대를 느끼게 하는군요.

그리고 형제의 복수 분위기를 눈치챈 준석의 아내가 준석과 대화하지만 준석의 강한 결의만을 재확인했을 뿐, 결국 준석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아니 뭐, 영화 제목부터가 복수혈전이잖습니까. 복수는 나의 것.. 이랄까 아무튼 그런 겁니다)



아내의 기분을 풀어주려던 인형.. 그러나 소용없었습니다



형왔다


그리고 드디어 이들이 마태호가 있는 곳으로 위풍당당 들어갑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바야흐로 액션! 마태호, 네놈은 어디에 있느냐?!


놈은 여유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왼쪽에 있는 이는 심지어 쪽발이! 그렇습니다. 마태호 이 남자는 국민정서에 어긋나게도 일본인과 제휴를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바야흐로 공공의 적이 된 마태호! 가라, 태영! 가라, 준석! 정의를 지켜라! 정의는 너희에게 있다! 우리들의 주인공들이 난입해 들어갑니다! (멋지구마안)



일단 맞고 시작하자


화려한 동생님의 액션이 빛을 발하고, 장내가 난장판이 되는 사이 마태호는 비겁하게도 자기 혼자 살 길을 찾아 튑니다. 이런 불의를 용납할소냐, 형님은 자리에서 도망친 마태호를 쫓아갑니다.



그런 게 아니라고 변명하며 거리를 좁히는 마태호


결국 지하주차장에서 꼬리를 잡힌 마태호, 부하들까지 모두 태영에게 쓰러지자 싹싹 빌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데..!?

마태호 이 비겁한 녀석! 정의의 발차기를 먹어랏!



..그리고 바야흐로 격투는 시작하나니.




비겁하기만 하고 실력이 없었던 마태호께서는 잠시 후 이런 모습이 되셨습니다



이야이야, 이거 나름대로 리얼하지 않습니까?



하여 복수가 끝났으나.. 이것으로 끝난 것일까요?

그렇습니다. 복수는 복수를 부르는 법. 바야흐로 복수혈전이었던 것입니다. 졸지에 병신 아들을 두게 된 마태호의 아버지는 복수를 해 오고, 결과 준석이 적들에게 당하게 됩니다.



끌려가기 전까지 준석도, 그래도 꽤 선전합니다



이 영화가 생각보다 액션 퀄리티가 좋아요



준석이 끌려갔으니, 결국 태영은 다시 적들에게 쳐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어떻게 되는가는 말하면 정말 심한 스포일러가 되니 그 다음까지는 접어 두도록 하죠. (스토리 이미 다 말했다 싶습니다만 (...))

자, 하여간 이건 액션 영화고, gif를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그 액션의 질이 그다지 떨어지지 않습니다. 스토리도 뭐.. 3류끼가 넘치지만 특별히 걸리는 구석은 없습니다. 한번의 복수로 끝나는 게 아니라 복수가 복수를 낳고 복수가 복수를 낳고.. 뭐 이런 부분은 꽤 괜찮다고도 생각합니다. 시대를 감안하면 썩 잘 만든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왜 망했을까요?

..일단 이경규가 찍었다는 게 실패요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맨 위에도 포스터를 올려놓긴 했지만, 저런 거 보고 진심으로 '기대된다'고 할 수 있는 위인이 몇이나 될까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


인물의 연기가 그다지 뛰어난 수준이 못 됩니다 (...)

지금 보인 저 화면의 얼굴 표정에서 별 변화가 없습니다. (...) 대화는 상당히 격한데도 불구하고 그렇습니다. 물론 나름대로 괜찮은 부분도 있긴 한데, 목소리와 표정이 아귀가 맞지 않는 부분이 꽤 됩니다. ..저게 나온 지 10년도 넘은 지금 시점에서 보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리고 말씀드렸듯이, 스토리가 3류급입니다. 액션은 꽤 봐 줄만 하긴 하지만 뻔하다 싶은 스토리를 커버할만큼 강렬한 카리스마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쫄딱 망할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인생이란 참 (...)

아니, 뭐 그래도, 액션 팬.. 혹은 희귀한 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일단 저도 보고 나서 후회하지는 않았고, 그 개고생을 해가며 구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

편견을 버리면 또다른 세상이 보이는 법이니. 거기 계신 당신도 [복수혈전]의 세계에 한 번 빠져보지 않으시렵니까 (...)



복수혈전 2라도 나오면 전 극장 가서 볼 겁니다. 진심으로.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