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티스토리에 글을 써도 검색노출이 안 되는 기분이 듭니다. 늘상 검색엔진에 영춘권을 치는 게 일상인데 (....), 요즘은 글을 쓰고 나도 제 글은 전혀 뜨지 않는 게 보통이랄까요. 언젠가부터 티스토리에 좀 문제가 생겼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검색 유입에 목을 매는 정도까진 아니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검색이 아예 안 되는 건 다른 문제죠. 전적으로 방문자를 위한 글을 쓰는 건 아니라지만, 또 방문자를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거면 애초에 블로그를 할 이유도 없으니까요. 애초에 굳이 블로그를 한다는 것 자체가 관ㅈ.. .....관심을 어느 정도 원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요즘 이 블로그를 어떻게 할까 나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냥 네이버 블로그로 옮기는 것도 방법이겠습니다만, 그간 이 블로그에 쌓인 아카이브를 고려하면 그것도 보통일은 아니죠. 예전에 한번 네이버로 영춘권 관련 내용을 분할하려다가 이전글을 복사하던 게 복사 블로그로 인식되는 바람에 검색누락을 당한 걸 생각하면 어째 그건 그것대로 문제가 산적할 것 같고요.

어차피 거의 월간블로그기도 하고 좀 더 천천히 고민해볼 작정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이대로는 뭔가 좀 곤란합니다.

일해라 티스토리.

Posted by Neissy

도장에서 외국인과 영춘권을 할 일이 꽤 많은 편입니다. 우리 도장은 국제영춘권협회에 소속되어 있고, 같은 커리큘럼 하에 외국 도장들도 영춘권을 수련하고 있어서, 외국에서 배우던 사람들이 우리 나라에 들어왔을 때 우리 도장에서 배움을 이어가는 경우가 제법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외국인과 영춘권을 하는 일에 꽤 익숙하며, 개인적으로는 사실 (언어적으로는 아무래도 말끔하진 않지만)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는 인상입니다.

처음에는 외국인과 치사오를 하면 신기한 느낌이 있었는데, 하다 보니 결국 별다를 것이 없더라고요. 외국인이라고 딱히 힘이 세거나, 부드럽거나, 덜 지친다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그저 한국인들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듯, 사람마다 특성이 있는 것이지 인종적으로 확연한 특성이 있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습니다. 백인이든 흑인이든, 마른 사람이 있고 뚱뚱한 사람이 있고 근육질인 사람이 있으며, 골격이 튼튼한 사람이 있고 가늘은 사람이 있죠.

어떤 경우에는 조금 힘을 쓴다는 인상을 받기도 합니다만, 그건 인종적 문제라기보단 개인의 특성에 가깝겠죠. 같은 협회 내에서 같은 커리큘럼으로 가르친다 해도, 사람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조금씩 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우리 도장만 해도 같은 사부님에게 배우는데도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같이 수련하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습니다.

사실 그렇게 조금씩 느낌이 다른 게 수련하기에는 더 좋습니다. 모두가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사람을 상대하는 경험을 더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결과적으로 상대가 누구든 똑같이 영춘권을 할 수 있습니다. 똑같이 치사오를 하고, 똑같이 스파링을 할 수 있죠. 그래서 저는 상대의 성격이나 체격은 고려합니다만, 상대의 국가나 인종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역시 외국에서 영춘권을 배운 사람인 경우 우리 도장에서 수련하는 사람과 미묘하게 스타일이 다른 일이 많기 때문에 좀 흥미로운 경험이 되기 쉬운 건 사실이므로 외국인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이겠네요. 개인적으론 그런 경험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Posted by Neissy


어느덧 영춘권을 배우기 시작한 지도 만 10년이 되었습니다. 수련 연차가 한 자리에서 두 자리로 바뀌었죠. 감회가 새롭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일 겁니다. 무언가 달성한 기분으로, 오랜만의 기념글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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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엽문 4>가 나왔고, 길었던 시리즈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영춘권을 좋아하는 사람들 다수에게 그렇겠지만, 제게도 역시 엽문 영화는 특별합니다. 당초 이소룡에게 관심이 많았다가 점차 영춘권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던 와중에, 결정적으로 영춘권이 멋있다고 느끼게 해준 영화였기 때문이죠. 영춘권을 실제로 배우게 되면서 영화 속의 영춘권과 실제의 영춘권이 차이가 많음을 알게 되었고, 실제 무술을 하면서 무술 영화에 대한 관심 자체도 이전보다 많이 사그라졌습니다만, 그래도 역시나 정말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저 자신이 그러했기 때문에, 영화 등을 통해서 영춘권을 동경하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혹시나 실제로 영춘권을 배우지는 않으면서 영화 속의 영춘권만을 동경하는 분이 있다면,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영춘권은 영화 속이나 책 속에만 있는 무술이 아니라 실제로 배우고 익힐 수 있는, 당신의 무술이 될 수 있는 무술입니다. 관심이 있다면 도장에 들러보시고, 배워보세요. (조금 거창하게 말해서)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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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을 배운다는 건 그냥 무술을 배운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나와 비슷하게, 혹은 조금 다르게, 마찬가지로 무술을 배우려 하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도 또한 의미합니다. 영춘권을 배우면서 여러 사람을 만났습니다. 함께하다 떨어져 나간 사람, 처음엔 없었지만 함께하게 된 사람,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함께하는 사람. 좋은 사람도 있고, 좋지 않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묵묵히 수련하는 사람도 있고, 말만 앞서는 사람도 있고, 제대로 영춘권을 이해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 마음대로 영춘권을 고쳐 이해하고 다른 무술을 만드는 사람도 있었죠. 여러 사람을 만나는 게 좋다는 건 영춘권 수련을 위해서만을 위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 자신의 사람에 대한 경험에도 좋은 일이죠. 어느 쪽이건, 저는 그 모든 사람들을 만난 게 제게 있어 좋은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사람 보는 눈이 조금은 더 생기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하고요.

물론 영춘권을 배우면서 만난 사람들은 꼭 같이 도장에서 만난 사람들만인 것도 아니라, 다른 파 영춘권을 하거나, 다른 무술을 하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같은 도장을 다니는 사이는 아니지만, 그분들도 넓게 볼 때 같은 길을 가는 동료로서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뭐, 이무회우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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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신의 기술적인 부분을 조금 이야기하자면, 표지 (영춘권의 마지막 맨손 투로)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실력 향상에 확실히 가속이 붙었습니다. 그동안 쌓아 왔던 기본들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치고 올라간다고 할까요. 확연히 교묘하고 정교해지는 몸쓰임을 느끼니, 요즘 영춘권 배우는 게 여태까지보다 훨씬 더 재미있어진 느낌입니다. 이제부터 계속해서 표지를 죽자고 연습하게 될 텐데, 정말 힘들고 어렵지만 그만큼 즐거울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위에서 기술적인 부분이라고 이야기하긴 했습니다만, 사실 기술이 바뀐다는 건 몸쓰임이 바뀐다는 것도 함께 의미하는 거죠. 몸이 바뀌지 않았는데 기술을 익힐 수는 없는 법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쓸 수 없다고 해야 옳을까요. 전 그런 기술을 익힌 기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부님 말씀대로, 천 번이고 만 번이고 반복한 기술만이 (과장이 아닙니다) 자기 것이 되는 법입니다.

무술을 배운다는 건 그런 무한한 반복을 즐기고, 그걸 단순한 반복으로 만들지 않고 반복 속에서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게 쿵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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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 10년을 배웠는데, 이제 앞으로의 10년은 어떨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은 오래전에 얻었습니다만, 사람을 가르칠 수 있는 수준에 대한 제 기준은 좀 높은 편입니다. 아직은 저 자신을 더 향상시키고 싶은 마음이죠. 앞으로의 10년 안에는 아마 가르치게 되지 않을까? 싶지만 사람 앞일을 누가 예측할 수 있겠습니까. 어쨌거나 더욱 더 실력을 키워, 언젠가 생길 제 제자가 자랑스럽게 이분이 내 사부라고 말할 만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지금 제 사부님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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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즐겁게 영춘권 하고 있습니다. 뭐,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Posted by Neissy

계속해서 표지 치사오를 하고 있습니다. 여태까지와 전혀 다른 기술이라 생소하지만 그게 재미있고, 기술이 변화하는 듯하지만 정말로 변하는 건 몸 쓰는 법이란 느낌을 받고 있지요.

물론 그건 여태까지의 커리큘럼 속에서 늘 그랬긴 했습니다. 레벨이 올라가면 새 기술을 배우는데, 그 기술을 쓰기 위해 요구되는 상태가 있기 때문에 사실은 몸 쓰는 법이 조금씩 달라지고, 그런 게 계속해서 쌓이다 어느 순간 돌아보면 굉장히 많은 게 달라져 있는 식으로 말이죠.

다만 표지는- 정말 많은 게 다릅니다. 동작 하나를 해도 신경써야 할 게 이전까지의 동작과 차원이 다릅니다. 어떻게 보면, 이전에도 그랬어야 했던 걸 아직 수준이 낮았기 때문에 그 정도까지는 하지 못했고, 표지는 그게 안 되면 할 수 없기 때문에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겠군요. 여태까지는 약간 틀어져도 그럭저럭 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그러면 그냥 털리게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쨌거나, 표지를 한창 익히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소념두와 심교의 기술을 쓰면- 확실히 몸 자체가 달라져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종종 흰티 사제와 치사오를 해보면 알 수 있죠. 지금까지 쌓아온 게 있는 만큼 기술의 속도나 위력이 다른 건 당연한 것입니다만, 그다지 빠르거나 강하게 하지 않으려고 생각해도 몸 쓰는 법 자체가 달라져 있어서 상대를 제어하는 게 굉장히 수월해져 있습니다. 복합적이긴 하겠죠. 속도나 각도, 궤도, 타이밍, 중심, 보법, 체중 이동.. 등이 아무튼 모두 달라져 있으니까요. (솔직히 그 정도로 다르면 이미 모습만 비슷하지 다른 기술입니다)

요즘은 그냥.. 그렇습니다. 전에 안 되던 게 어느새 당연하게 되고 있고, 현재진행형으로 안 되는 건 조금씩 될 수 있게 바꿔가고 있습니다. 정체되어 있던 게 쭉쭉 뚫리고 있달까요. 이 기세를 살리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고, 요즘 영춘권 연습하는 게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습니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