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90568
엽문4: 더 파이널
영춘권 최고수 ‘엽문’(견자단)은 아들의 미래를 위해 미국으로 향한다.그곳에는 자신의 제자 이소룡이...
movie.naver.com
..드디어 떴네요. 4월 개봉이라.. 오래 걸렸어요. 이거 볼 사람은 다 본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 개인적으로 극장에서 볼지 어떨지는 조금 고민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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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문4: 더 파이널
영춘권 최고수 ‘엽문’(견자단)은 아들의 미래를 위해 미국으로 향한다.그곳에는 자신의 제자 이소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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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떴네요. 4월 개봉이라.. 오래 걸렸어요. 이거 볼 사람은 다 본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 개인적으로 극장에서 볼지 어떨지는 조금 고민해보렵니다.
영춘권의 공격이 충권 하나만 있는 건 아니지만, 충권을 제일 좋아합니다. 무엇을 숨기겠습니까, 저는 기본기 덕후고, 기본기 중에서도 기본기를 가장 잘하는 걸 미덕으로 여깁니다. 가장 기본적인 공격이 빠르고 강할 때 다른 공격들이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고 있죠. 제게 충권은 야구의 패스트볼과 같습니다. 그것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순 없지만, 그게 수준이 높으면 다른 것과 크나큰 시너지를 발휘하죠. 수준이 크게 높지 않은 상대라면 그것만으로 끝낼 수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 개인적인 수련 메뉴에서는 항상 충권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항상 같은 분량의 수련 메뉴를 소화했던 건 아니기 때문에 들쭉날쭉한 면이 있긴 하지만, 가능한 한에서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깨끗한 궤도로, 빠르고 강하게 칠 수 있도록. 최근 들어서는 매일 허공에 연환충권 삼천 번, 월백에 오백 번씩 치고 있었고, 여름까지는 연환충권 삼천 번에 월백 삼천 번을 칠 수 있게 되는 게 목표입니다.
수련 초기에 사부님이 하셨던 말을 항상 기억하고 있습니다. 몸은 같은 동작을 계속해서 연습하면 기계적으로 빠르게 할 수 있다고 하셨죠. 충권에 있어서는, 그게 무슨 뜻인지 조금 알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원래 저는 힘은 조금 있는 편이지만, 아주 빠른 편은 아니었지요. 모 사제와 프리 치사오를 할 때, 원래는 작정하고 찔러 넣어도 사제가 막아내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간만에 이 사제와 해보니, 작정하고 친다거나 하는 걸 떠나서, 필요한 순간 알아서 펀치가 날아들어갔고, 반응하기 전에 이미 꽂아넣을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작정하고 빠르게 하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늦는 것이죠, 몸이 기계적으로 알아서 움직여주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지 못한 상태에서 빠르게 하려고 하면 반동이 생기고 힘이 들어가며, 결국 경직됩니다.
취미생활로 무술을 하는 입장에서, 사실 모든 기술을 충분히 연습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하루에 한 시간 남짓 수련하기도 바쁘고, 두 시간이면 많은 편이죠. 그 시간 동안 충분히 기술을 많이 연습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엄밀하게 말하면 저는 충권만 특별히 연습한다기보단, 충권만 겨우 그럭저럭 연습하는 것이고 다른 건 미흡하게 그냥 잊지 않는 수준으로만 하고 있는 것이죠. 그걸로 만족하느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아주 만족스럽진 않습니다만, 제 상황에서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할 수 있는 대로 하는 거죠.
어쨌든 기본 충권과 기본 발차기만은 충분히 빠르게 꽂아넣을 수 있도록 하고 싶으므로, 다른 연습은 몰라도 이것만큼은 열심히 연습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부드럽고 빠르며 강한 것은 언제나 제 목표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연습을 쌓아 가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겠죠. 제가 아는 한 그게 제일 빠른 길입니다.
그래도, 꽤 재미있어요. 집에서 연습하고 가서 도장에서 성과가 보일 때는 특히나 말이죠. 그러고 나면 상대에게도 자극이 돼서 서로 분발하게 되기도 하고요.. (웃음)
애초에 제가 2레벨 테크니션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먼저 2레벨 테크니션이 되어 표지를 배운 사람들의 움직임이 확연히 달라져서 상대하기 몹시 까다로웠기 때문입니다. 기술이 부딪히지 않고 그냥 흘려버리며, 그대로 흐르듯이 계속해서 들어왔죠. 물론 영춘권 자체가 부딪히지 않는 것을 지향하긴 합니다만, 그 레벨이 한 차원 다르다고 해야 할까요.. 그걸 갈망했기 때문에, 표지를 배우게 된 게 몹시 기뻤습니다.
표지를 배우기 시작한 지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므로 아직 큰 변화가 일어나진 않았습니다만, 스스로 중심이동이나 코어 이용 등의 측면이 확실히 좀 더 안정적이고 섬세해지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당연한 일인 게, 서로 팔꿈치가 닿는 거리에서 서로의 기술을 흘리며 또 서로 들어가야 하니.. 물론 표지를 좀 제대로 한다고 말하려면, 한두 해로는 부족하고 최소 5년 이상은 해야 그나마 깔끔한 움직임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표지를 연습함으로 인해 소념두와 심교의 기술이 더욱 깔끔해지고 있습니다. 치사오 중에 몸 전체를 사용해 더 매끄럽게 흘리게 되었달까요, 조금씩 계속해서 달라지는 게 느껴집니다. 그런 걸 체감하면 정말 운동하는 맛이 나죠.
나 자신의 움직임이 달라짐을 느끼는 것은 그 어떤 게임의 레벨업으로도 느끼지 못하는 쾌감입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즐겁게 영춘권을 하면서, 스스로를 레벨업시켜볼까 합니다.
모두를 위한 영춘권
강지강 지음/혜성출판사
아무 생각 없이 늘 하듯 온라인 서점을 둘러보고 있다가, 새로운 영춘권 책이 나온 걸 발견했습니다. 저자가 강지강이라길래 누구지? 했는데 설명을 보니 알겠더군요. '미국 Discovery Channel Fight Quest의 초청으로 Ving Tsun 홍콩지역 영춘 격문 중의 연출과 영춘 무술 고문 담당'.. 파이트퀘스트 홍콩 편에서 우리 파 영춘권 말고 다른 파 영춘권 사부로 나오신 그분이었더군요. 좀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고, 제가 원래 좀 무덕에 책덕이라 바로 사보았습니다.
구성은 통상적인 무술 교본의 구성을 따릅니다. 기본동작, 기본보법, 소념두, 심교, 목인장 일부와 그 투로에 따른 대타와 드릴을 일부 소개하고 있습니다. 치사오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하지 않는데, 치사오는 감각 피드백이 매우 중요한 연습인지라 책으로는 아예 가르칠 생각도 안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동작이나 기술 설명은 비교적 세세한 편이어서 꽤 신경을 쓴 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영춘권 (장량 저)> 교본 감상에서도 언급했듯 아무리 기술 설명을 잘해도 실제로 문외한이 그걸 보고 똑같이 따라할 수 없으며 자의적으로 해석하기 마련이고, 연습한 동작에 대한 교정이나 검증도 안 되기 때문에 어차피 책으로는 무술을 배울 수 없다는 제 의견은 여전합니다. 뭐, 이렇게 말해도 책 사서 그냥 따라해보고 싶은 사람은 있을 테지만요.
이런 류의 책은 '이걸로 배울 수 있다!'기보다는 '이런 무술입니다. 관심 있으시면 제대로 배워보시죠!'하는 쪽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용도가 크다는 뜻이죠. 저처럼 실제로 도장에서 영춘권을 배우고 있는 사람의 경우엔 더욱 그렇달까요, 내가 배우고 있는 것과 어떤 게 비슷하고 어떤 게 다른지 좀 보고 싶어서 구입했다는 게 솔직한 심경입니다. 그런 용도로는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왕이면 조금 더 많은 내용이 담겨 있다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무술 교본으로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건 담아냈다는 느낌이라, 이만하면 됐다 싶기도 합니다. 비전을 공개했다는 듯이 말하더니 실제로 교본 내용의 3/4은 그냥 자기 무술 자랑이었던 어느 무술 교본을 생각하면.. ..넉넉하죠, 뭐.
분량과 가격 이야기입니다만, 페이지 수는 134쪽으로 좀 얇은 편인데도 가격은 2만 5천원으로 그다지 저렴하진 않은데, 동 출판사의 '모두를 위한 주짓수'나 '모두를 위한 칼리&아르니스' 등과 비교해 보면 인쇄나 종이 질이 좀 좋은 편입니다. (왜 그 두 책으로 비교하느냐면 제가 가진 다른 책이 그 두 개라 그렇습니다) 그 점을 감안하면 가격은 적당히 납득이 갑니다. 사실 이런 류의 책을 살 때 제가 애초에 가성비 같은 걸 잘 생각을 안 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모처럼 깔끔하게 나온 영춘권 책입니다. 덕후라면 사셔도 뭐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